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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Korean

[을지로] 이북에서 온 진정한 냉면의 맛

 

진정한 이북요리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을지로3가 한 구석에 자리잡은 평래옥. 평안도에서 왔다는 뜻으로 이름을 내건 평래옥은 3대째 60년 넘도록 전통을 지켜오고 있는 이북요리 전문점이다. 예전엔 명동 중앙극장 건너편에 자리잡았는데, 그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현재의 자리(저동)으로 이전을 해 새로 문을 열었다. 주 손님층은 나이가 지긋하신 이북 실향민들이 많고, 대부분 명동 평래옥 시절부터 왕래하신 오래된 단골들이 많다. 심지어 가게 한쪽 귀퉁이에는 <이북5도신문> 가판대가 자리잡고 있어 눈길을 끈다.

 

 

 

 

추운지방의 음식답게 주요 메뉴들은 깔끔하고 개운한 맛을 자랑한다. 닭을 주메뉴로 한 초계탕(11,000원)과 닭무침(17,000원), 닭 육수를 기본으로 한 냉면, 온면(8,000원)은 평래옥의 대표메뉴. 이외에도 육계장(7,000원), 떡만두국(7,000원), 장국밥(7,000원), 평양식 쟁반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그 중 단연 인기메뉴는 초계탕. 차가운 닭 육수에 닭고기와 메밀국수, 오이 등을 넣은 초계탕은 상큼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일품으로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가격도 1인분에 11,000원으로 2인 이상 주문해야 하지만 음식에 들어간 재료들을 생각하면 비교적 저렴한 편.

 

이날은 평래옥에서 시원한 물냉면을 주문했다. 주문을 하게 되면 먼저 따뜻한 육수가 나오는데, 진하고 깊은 맛에 살짝은 매콤함이 곁들여 있어 찬 음식을 먹기 전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곧이어 반찬으로 새콤한 무절임과 매콤달콤한 닭무침이 나왔다. 닭무침은 평래옥의 대표 찬(?)으로도 유명한데, 매콤달콤한 닭무침은 간혹 심심할 수 있는 냉면과 함께 잘 어울어져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이 닭무침은 무한리필이 가능해 심지어 이 반찬이 생각나 평래옥을 자주 찾는 손님들도 있다고.

 

 

 

<따뜻한 육수 한 모금. 찬 음식을 먹기전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새콤한 무절임은 냉면에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

 

 

 

 

 

 

<평래옥의 자랑 새콤달콤 닭무침은 맛도 좋고 무한리필이라 더 좋다>

 

 

드디어 물냉면이 나왔다. 깔끔한 닭 육수에 듬뿍 담겨 나온 메밀면. 그 위에 무절임과 살짝 절인 얼갈이 배추, 계란 등이 고명으로 올라온다. 먼저 냉면의 베이스인 닭 육수는 그 맛이 깊고 시원해서 얼음이 가득 차있지 않아도 국물 한모금 마시면 몸이 금세 시원해진다. 참고로 평래옥의 물냉면에는 얼음이 들어가지 않는다. <을지면옥>과 비교했을때 그 맛이 깊은게 돋보였고, 살짝 식초를 넣어서 먹으면 상큼함이 가미돼 맛이 더 좋다. 고명으로 올라온 무절임과 얼갈이 배추.

 

보통 냉면에 얼갈이 배추가 올라가는 곳이 없는데, 평래옥의 냉면에선 이 얼갈이 배추가 아삭아삭해 면과 함께 씹는 맛을 배가시킨다. 면의 경우 메밀 함량이 높은지 입안에 넣으면 메밀향이 풀풀 풍겨 재료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메밀의 그윽한 향과 진한 닭 육수, 그리고 아삭아삭 얼갈이 배추까지... 전체적으로 재료의 맛을 잘 살렸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물냉면 한그릇과 닭무침, 여름철 한끼 식사로는 제격이다>

 

 

 

 

 

 

<탱탱한 면발을 자랑하는 메밀면과 아삭아삭 얼갈이 배추와의 환상 궁합>

 

 

뜨거운 여름에 생각나는 음식으론 냉면이 최고 중의 최고. 

 

그 중에서도 정통 평안도식 냉면을 자랑하는 <평래옥>에서 진정한 냉면의 맛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참고로 커다란 쟁반에 소고기, 국수, 버섯 등에 온육수를 부어 먹는 평양식 쟁반도 이 집의 또다른 보양식. 가격이 살짝 부담된다면 깔끔한 맛의 육개장도 추천해본다. 이 음식들과 함께라면 뜨거운 여름도 가볍게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Monday-Sunday 11:00~21:30(둘째, 넷째주 토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