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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Korean

[혜화] 손칼국수 : 진한 사골육수로 맛을 낸 칼국수

 

혜화동 손칼국수

 

 

 

혜화칼국수, 명륜칼국수와 함께 혜화동 3대 칼국수 맛집으로 유명한 손칼국수.

 

가게 이름이 정말 손칼국수 딱 4글자다. 별다른 양념 없이 기본 그대로의 맛을 추구하는 것처럼 가게 이름도 쏙 빼닮았다. 별다른 네온사인 없이도 그 집의 특색을 잘 나타내는 이곳은 오래된 단골손님이 많은 것으로 유명. 혜화 로터리에서 골목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데도 사람들로 늘 북적이는 곳이다. 필자도 칼국수집을 자주 가는 편이 아니어서 매번 갈때마다 길을 햇갈리곤 했다. 최근엔 지도 어플이 잘 나와 있으니 현위치를 찍고 위치를 검색해서 스마트하게 찾아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손님 연령대도 어린 아이, 젊은 학생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다양하다. 칼국수집은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식당으로 마치 집에서 칼국수를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입구가 좁아 신발들이 여기 저기 널려있고, 가게 내부로 들어가면 거실과 방이 보인다. 방에는 테이블이 옹기종기 놓여있고, 벽에는 하얀 바탕의 메뉴판이 덩그러니 붙어 있다.

 

 

 

 

칼국수집의 메뉴를 살펴보면 칼국수(6000원), 수육(20000원), 고추전(15000원), 간전(13000원), 빈대떡(10000원), 생선전(15000원), 굴전(18000원), 인삼주(18000원)를 판매하고 있다. 고추전과 간전은 이집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로, 막걸리와 함께 안주삼아 먹으면 기가 막히다. (참고로 가격은 올랐을 수도 있음)

 

이 중 간전의 경우 식으면 약간의 비릿내 같은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따뜻하게 먹어야 한다. 굴전은 재료가 없으면 팔지 않으니 미리 확인해보기 바란다. 칼국수를 제외한 모든 메뉴는 반만 주문할 수 있으니 맛만 보고 싶다면 주인 아주머니께 반만 달라고 부탁하자. 참고로 인삼주는 발렌타인 양주병에 담아서 내준다고 한다. 관심있는 분들은 주문해 보시길...

 

 

 

 

 

오늘의 메뉴는 칼국수와 고추전 그리고 막걸리.(막걸리는 다행이도(?) 사진에 나오지 않았다)

 

칼국수가 나오기 전 먼저 고추전을 주문해서 막걸리 안주삼아 먹기로 했다. 먼저 반찬이 나왔다. 칼국수집에서 나오는 반찬은 김치와 무채 2가지 뿐. 모자란 듯 하면서도 가장 필요한 반찬만 골라서 내주는 게 아닌가 싶다. 참고로 칼국수집의 김치와 무채는 적당히 간이 베어서 그냥 먹어도 좋을 정도. 배추와 무채가 아삭아삭해서 씹는 맛이 참 좋았다.

 

 

 

 

 

 

 

곧이어 나온 고추전. 바로 부쳐낸 고추전이 노릇노릇하게 익어서 먹음직스럽다.

 

고추 안에 양념에 재운 고기를 넣어 부쳐내는 고추전은 고기의 느끼한 맛을 매콤한 고추가 잡아줘 깔끔한 맛이 일품. 고추는 비타민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식재료로, 기름에 익히는 과정에서 영양소가 다소 빠질 수 있지만 그래도 먹으면 좋은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고추 속안에 들어있는 고기도 노릇노릇하니 잘 구워져서 둘을 함께 먹으니 궁합이 잘 맞는 듯 하다. 전이라는 게 바로 만들어 먹어야 맛있는데, 이곳에선 굽자마자 손님상에 내주기 때문에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남아있다. 여기에 막걸리 한잔과 함께 먹으면 캬~ 탄성이 절로 나온다 ㅠㅠ 이곳에서 판매하는 인삼주와 함께 먹어도 그만일 듯 ~_~

 

 

 

 

 

전을 거의 다 먹어가니 칼국수가 나왔다. 이 집의 손칼국수는 사골 육수로 국물을 내고 전통 간장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국물 맛이 시원하고 진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맛을 자랑한다. 수육을 판매하는 걸 보니 칼국수 국물을 이곳에서 직접 내는 것 같다. 수육은 한접시에 2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고기가 쫀쫀하면서 질이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다시 칼국수로 돌아오면 뽀얀 국물이 눈에 가장 먼저 띈다. 별다른 재료 없이 새하얀 국물에 새하얀 면, 고명은 고기와 파 뿐인 칼국수를 보니 기본에 충실한 맛이라는 게 느껴진다. 다만 칼국수 면의 경우 살짝 풀어진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국물이 워낙 진해서 오히려 잘 어울리는 듯 하다. 국물 간은 간장으로 하면 되는데, 테이블마다 하나씩 갔다 놓으니 알아서 간을 맞춰 먹으면 된다. 참고로 이곳에선 고추 다대기는 넣지 않는다.

 

 

 

 

 

국물은 정말 진한 사골육수의 맛이라고 하면 충분할 것 같다. 그동안 먹어본 칼국수는 닭육수나 멸치육수가 대부분이었는데, 이곳에선 돼지도 아닌 사골육수! 점성이 살짝 느껴질 정도의 진한 국물은 조미료의 맛에 의존하지 않은 사골 고유의 맛인 것 같아 기분마저 좋아진다. 보통 간은 소금으로 하는 게 대부분인데, 간장으로 간을 맞추는 것도 독특하다면 독특했다. 쫄깃하면서도 살짝 늘어지는 면도 국물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혜화동에서 먹은 손칼국수. 일반 식당 같으면 사골 손칼국수라 했을텐데, 심플하게 손칼국수라 하는 주인의 마인드가 참 마음에 든다. 앞으로 혜화동에 갈 일이 있을 땐 손칼국수집에 꼭 들려보고 싶다. 한창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열치열로 손칼국수집에서 뜨거운 손칼국수로 여름 사냥해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

 

 

 

Monday-Saturday 12:00-21:00(공휴일 휴무)